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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5-17 16:25 (금)
경찰 출두한 기동훈 대표, 업무방해 방조 혐의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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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출두한 기동훈 대표, 업무방해 방조 혐의 일축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4.05.01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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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두 번째 경찰조사...“의대 정원 늘리면 의료 시스템에 예측할 수 없는 문제 생길 것”

[의약뉴스]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 소지가 있는 게시글을 방치했다는 혐의로 커뮤니티 운영진이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메디스태프 기동훈 대표는 1일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출석,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과 회사에 제기된 혐의들을 모두 부인했다.

앞서 메디스태프에는 이달 초 현장에 남은 전공의를 ‘참의사’라고 조롱하며 개인정보를 공개한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이 글에는 전국의 70여개 수련병원 별로 집단사직에 참여하지 않은 전공의들의 소속 과와 과별 잔류 전공의 수로 추정되는 정보가 상세히 담겼다.

이에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기 대표와 글 작성자를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기 대표는 지난 3월 한 차례 경찰조사를 받은 바 있다.

▲ 기동훈 대표.
▲ 기동훈 대표.

1일 두 번째 경찰조사를 받기 전 기 대표는 “메디스태프 대표이자, 현재 대학병원 응급의학교 교수로 일하고 있다”면서 “물의를 일으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지만, 저희에게 제기된 문제는 사실이 아니며, 이에 대해선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해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플랫폼 회사의 대표로 경찰조사에 임하게 된 이유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네이버나 카카오 등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이 뭔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 잘못에 대해 네이버나 카카오 대표가 소환되는 일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조사에서 업무방해 방조 혐의 등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명확하게 밝히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는 것이 기 대표의 설명이다.

한편, 과거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을 역임한 후 현재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기 대표는 지금의 의료대란 사태를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의대 정원 증원으로 인한 사태가 발생한지 현재 3개월이 지났다”면서 “전공의들은 사직했고, 대학병원들은 위급한 상황에서 힘들게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국민 건강에 심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피부과 레지던트를 하다 응급의학과 의사가 됐는데, ‘우리에겐 순간이 환자에겐 영원’이라는 말 하나로 의료현장을 지켜왔다”면서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까지 현장 최일선에서 동료들과 함께 의료현장을 지켰지만,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감염병 위기에서 국민들을 위해 나설 수 있는 동료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가운데 “국민 여러분은 돈이 정말 많이 드는 미국의 의료시스템이나 무상의료를 말하지만 전문의를 보려면 3~6개월동안 한없이 기다려야하는 영국의 의료시스템을 원하는지 묻고 싶다”며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은 전 세계 최고이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 주 88시간 이상 일했던 전공의를 비롯한 여러 의사들의 기여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의료시스템을 포함해 사회 시스템에는 변화와 발전이 필요하다는 건 인정한다”며 “그러나 3000명 정원 중 70%에 해당하는 2000명의 급격한 증원은 의료시스템에 예측할 수 없는 문제를 야기할 것이고, 실제로 현재 붕괴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쓴소리를 전했다.

이에 “1만 명이 넘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자신들의 소중한 시간 1년을 버려가면서 호소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국민 여러분께서 한 번쯤 귀 기울여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특히 “제가 졸업했을 때 제 동기의 90% 이상이 인턴과 레지던트를 했지만, 지금 의대생들 중 인턴과 레지던트를 하려는 비율은 굉장히 낮다고 본다”며 “이는 인턴과 레지던트를 하고 나서 다른 과로 빠져나가는 선배 의사들을 보면서 힘든 수련에 꽃다운 청춘을 바칠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이유를 찾지 못했다면 그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이 우선이고, 그다음에 증원이나 의사 숫자에 대해 명확한 근거와 통계를 가지고 논의했다면, 이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현재 저는 대학병원에서 전공의 없이 5명이 일하던 응급실을 혼자 지키고 있지만,  진료가 안 되어 환자를 돌려보낼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존재 의의에 대해 많은 회의감이 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런 회의감보다 더 큰 것은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보다 나이가 많은 교수들이 당직하고, 다음날 외래까지 보고 퇴근하고 있는데, 체력이 안 되어 힘들어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고 전했다.

끝으로 “어느 순간 한계를 넘어섰을 때 의료시스템은 셧다운 될 것이고, 그 파국은 누구의 책임인가”라며 “의료시스템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제 자신에게 좋지 않을 수 있지만 현장을 지키는 응급의학과 교수로서, 필수과를 하는 최전선에 있는 의사로서 리스크를 무릅써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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