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한해를 보내고 2014년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는 약계 신년교례회가 3일 오후 한국제약협회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약업계 유관단체 뿐 아니라 국회의원과 정부부처 주요 인물들도 대거 참석했다.
그러나 새해를 맞이하며 희망의 덕담을 전해야 할 이 자리는 우울한 미래를 앞둔 업계가 정부를 향해 아쉬운 소리를 던지는 성토의 장이 되고 말았다.
정부를 성토하는 약업계나, 이들을 이끌고 가야 할 정부 인사나, 양측을 조율해야 할 국회의원들 모두 ‘소통’을 강조했던 2014년 약계 신년교례회 현장을 의약뉴스가 담았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이강추 회장이 행사장 입장에 앞서 방명록에 덕담을 적고 있다.
류덕희 한국제약협회 전 이사장(경동제약 회장, 가운데)이 한국파마 박재돈 회장(우), 유한양행 김윤섭 대표와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2014년 약계 신년교례회는 행사에 참석한 현직 국회의원(19대)들이 모두 여성 의원들이었다는 점에서 기록에 남을 듯하다. 선두에 선 새누리당 류지영 의원. 의약업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한 도매업체 지오영 조선혜 회장( 오른쪽)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
원희목 18대 국회의원(현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장, 우측)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문정림 의원(새누리당).
행사에 앞서 한국제약협회 이경호 회장은 문정림 의원과 한동안 심각한 모습으로 대화를 나눴다.
문 의원은 앞서 국정감사를 통해 정부의 제약산업 육성방안이 비현실적일 뿐 아니라 실질적인 내용이 없다며 질타한 바 있다.
이날도 문 의원은 정부가 업계가 바라는 것과는 무관하게 일방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회장과 나눈 심각한 대화가 이 내용은 아니었을까?
이날 행사에는 약업계 및 의료계 수장들도 대거 참석했다. 신년교례회 공동 주최자인 대한약사회 조찬휘 회장.
한국의약품도매협회 황치엽 회장.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이정규 회장.
병원약사회 이광섭 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 김세영 회장.
대한약학회 서영거 회장.
명지의료재단 이왕준 이사장.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이동호 단장.
제약계 수장들도 삼삼오오 모여 덕담을 나눴다. 한미약품 이관순 대표(좌)와 명인제약 이행명 회장.
녹십자 조순태 대표.
한국제약협회 소속 다국적제약사 대표들도 자리했다. 한국다케다제약 이춘엽 대표.
한국오츠카제약 문성호 대표.

본격적인 행사의 막이 오르고 행사를 주최한 한국제약협회 이경호 회장이 신년사를 전했다.
가벼운 덕담으로 인사말을 시작한 이경호 회장은 이내 고단했던 지난해를 돌아보며 다가올 미래 또한 녹록치 않음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시장형 실거라개제도, 법인약국, 사용량 약가연동제 강화 등 약업계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정책들을 열거하며 국민 건강이 위협 받을 것이라 경고하며 정부에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라고 촉구했다.
이 회장의 뒤를 이어 축사에 나선 대한약사회 조찬휘 회장은 긴말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가 약업계를 만만하게 보고 있어 자신들의 뜻에 반하는 정책들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면서 자신은 임기를 채울 욕심이 없다고 밝혀,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양 단체 수장들의 날선 비난에 이어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영현 보건의료정책실장의 입을 빌어 약업계의 고난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업계의 고난보다 지난해 이룩한 성과들과 제약산업 육성방안을 재차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제도개선과 지원정책이 마련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최 실장이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겠다는 문 장관의 뜻을 전하며 이러저러한 성과와 제도들을 내세웠지만, 축사를 듣고 있는 이경호 회장의 굳은 표정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최 실장이 전한 문 장관의 축사를 듣고 있는 업계 수장들의 표정도 마뜩치 않아 보인다.
국회의원들도 하나 둘 축사에 나섰다. 이 가운데 가장 앞서 축사에 나선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은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있다며 제약계를 대신해 쓴소리를 던졌다.
정부가 제약산업 발전방안을 발표하며 많은 지원을 약속했지만 실질적인 내용은 없었다고 꼬집은 문 의원은, 업계가 바라는 약가문제와 세제문제에 대한 접근 없이 일방적인 정책만 추진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나아가 문 의원은 말 뿐 아니라 현장에 와 닿는 실현계획이 필요하다며 시장형 실거래가제, 법인약국, 사용량 약가연동제 등도 약계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류지영, 신의진, 김미희 의원도 국회에서 약업계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밝고 희망차야 할 신년 교례회가 정부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무겁게 흐르자, 식품의약품안전처 정승 처장이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한국말산업중앙회 회장 출신인 정 처장은 ‘말 꼬리잡기’, ‘말 허리 자르기’ 등 말(言)과 관련된 좋지 않은 행동 가운데 가장 나쁜 것이 ‘말 바꾸기’라며 뼈 있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이어 말은 경청해서 듣고 가려서 해야 한다며 약업계나 국민, 정부, 국회 모두 소통을 잘 하면 못 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승 처장의 축사로 행사가 마무리 단계이 이를 무렵 유한양행 김윤섭 대표가 방명록에 덕담을 남기며 먼저 자리를 떳다.
정승 처장을 끝으로 내빈축사가 마무리되고, 새해를 축하하는 케익 절단과 건배가 이어졌다. 잔을 채우는 한국제약협회 김원배 이사장(동아ST 부회장).
내빈축사에서 기회가 없었던 한국의약품도매협회 황치엽 회장은 건배사를 통해 한(?)을 풀었다.
그는 업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시장형 실거래가제를 꼬집으며 소통을 강조하는 한편, 제약계와의 상생 협력을 다짐했다.
한 차례 건배가 이어진 후 의료계를 대표해 대한치과의사협회 김세영 회장이 건배사에 나섰다.
약업계의 불만이 계속된 가운데 김세영 회장은 의료계가 처한 영리병원 논란을 꺼내들었다.
정부는 영리병원이 아니라 하지만 믿을 수 없다는 것이 자신들의 입장이라며 이 역시 소통이 부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김 회장의 건배사를 끝으로 2014년 약계 신년교례회는 덕담보다 정부를 향한 다양한 성토들만 난무한 채 마무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