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행위를 하면서 의료사고는 피할 수 없는 한계에 해당한다.
현대 의술로서도 완치할 수 없는 질병도 수두룩하다. 그러나 의료행위를 받는 일반 환자들은 의료기관에서 환자를 질병 발생 전으로 완전하게 돌릴 수 있다고 기대한다.
치료행위로 인하여 완치가 되지 않거나 의료행위의 한계 내에 있는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 환자들은 의료과실 발생 가능성을 의심하곤 한다.
현대시민은 과거에 의사 및 의료기관에서의 치료행위를 단순한 정(情)에 의한 인간관계 일부로 인식하던 것과는 달리 계약관계로 여기기 시작하면서 악 결과에 대해 법률적인 해결절차를 선호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의료사고가 법원을 통해 해결되는 경우, 법원이 인정하는 의료과실 기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대법원은 의료과실의 판단 기준에 관하여 ‘의사가 진찰·치료 등의 의료행위를 할 때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의사의 이와 같은 주의의무는 의료행위를 할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을 기준으로 삼되, 그 의료수준은 통상의 의사에게 의료행위 당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고 또 시인되고 있는 이른바 의학상식을 뜻하므로, 진료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규범적인 수준으로 파악되어야 한다(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다45379, 45386 판결,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4다13045 판결 등 참조).’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법원이 말하는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대법원은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망인이 피고 경영의 병원에 입원한 지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후인 1995. 4. 24. 제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항문 주위의 염증이 발생하였고, 같은 달 25일에는 38℃ 이상의 발열이 있었으며 설사와 구토가 이어졌는가 하면 같은 달 26일 오전 8시경에는 항문 주위에 괘사가 나타났고, 한편 기록에 의하면, 패혈증은 혈액 내에 있는 세균 또는 세균독소에 의하여 발생하는 질환으로서 입원환자들에게 쉽게 발생하며 오한과 38℃ 이상의 발열로서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고 구토·설사·복통 등도 올 수 있다.
그 확진은 혈액배양으로 병원균을 증명하는 방법뿐이지만, 급격히 악화되는 치명적인 질환으로서 그에 대한 조기발견 및 치료가 필수적이고 확진 전 임상진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일단 패혈증이라는 의심이 들면 우선 광범위 항생제를 투여한 후 혈액배양검사를 실시하여 원인균을 밝혀내고 그 원인균에 대한 적절한 항생제를 처방하여 투여하여야 하는 점 등은, 소외 1이 망인을 치료할 당시 표준적인 교과서 기타의 의학문헌을 통하여 임상의학의 분야에서 통상의 의사에게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의학기술에 속한다고 보이므로, 의사인 소외 1로서는 망인에게 38℃ 이상의 발열이 있는 등 패혈증의 증후가 보일 때 곧바로 패혈증을 의심하고 그에 대한 처치를 시작하거나 그러한 처치가 가능한 종합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해 패혈증 쇼크로 인한 사망의 결과를 회피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할 주의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인바,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의료과오에 관한 법리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여 ‘치료 당시의 표준적인 교과서 기타의 의학문헌’을 기준으로 ‘임상의학의 분야에서 통상의 의사에게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의학기술’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의료행위를 함에 당해 진료행위에 대한 최신 의학기술을 습득하여 의료행위 당시의 교과서 수준의 표준적인 의학기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특정 질병에 대해 여러 가지 치료방법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 의사가 선택한 치료방법의 타당성에 관하여 대법원은 ‘의사는 진료를 함에 환자의 상황과 당시의 의료 수준 그리고 자기의 전문적 지식과 경험에 따라 생각할 수 있는 몇 가지 조치 중에서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진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으므로, 그것이 합리적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 아닌 한 그중 어느 하나만이 정당하고 이와 다른 조치를 한 것에 과실이 있다고 말할 수 없으며 진료의 결과를 보아 위와 달리 평가할 것도 아니다(대법원 1996. 6. 25. 선고 94다13046 판결,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09다101916 판결).’라고 판시하여 의료진에게 진료방법에 관하여는 넓은 재량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위와 같이 특정 질병에 대해 여러 가지 선택 가능한 치료방법이 있는 경우 환자들에게 다른 치료방법으로 무엇이 있고, 그중 어떠한 치료방법을 선택할 것인지, 그 치료방법의 부작용과 합병증에 대해서는 환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여 동의를 받아야 하고, 이러한 동의를 받지 않는 경우 환자의 선택권을 박탈한 점에 대해서는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전에 설명한 바와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