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사망한 故 신해철 씨 사건과 관련해 의료계에 대한 비난 여론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특히 故 신해철씨 사건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방송된 이후에는 이번 문제가 단순 의료사고가 아닌 의료윤리문제로, 또 신해철법에 대한 논란으로 비화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29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故 신해철 씨의 위밴드 수술 당일 수술실에 있었던 간호사가 출연했다.
이 간호사는 故 신해철 씨의 위밴드 수술을 집도했던 S병원 K원장이 환자 동의 없이 맹장을 제거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K 원장이) 위 밴드 제거 수술을 하면서 멀쩡한 맹장을 떼는 것을 숱하게 봤는데 이는 기록을 남겨 보험(수가) 적용을 받으려 한 것”이라며 “복강경 수술 자체는 보험이 안 되니까 맹장이 있으면 맹장을 떼고, 맹장이 없는 사람이면 담낭을 뗐다”고 말했다.

또 “故 신해철 씨가 수술 받을 때 꿰매야 할 일이 있어 복강 내로 바늘을 넣어 수술을 하는데 그 바늘 카운트를 항상 간호사들이 한다”며 “그러나 바늘 하나가 비어서 이것을 찾느라 수술이 3~4시간으로 길어졌고 K원장도 배 안에 바늘을 빠뜨린 줄 알고 놀라서 뒤적거렸다”고 전했다.
이 같은 내용이 방송되자 네티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게시판 ‘아고라’에선 故 신해철 씨 사망사건에 관련 게시물들로 가득했고, 댓글에선 해당 의사와 병원을 비난하는 글들이 난무했다.
한 네티즌은 “故 신해철 사건을 단순 의료사고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그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며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환자의 동의 없이 맹장, 담낭 수술을 하였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K원장 말대로 맹장에 염증이 의심된다거나 해도 환자에게 동의를 받는 과정이 생략했다는 건 의사로서의 기본 자질에 대한 문제”라며 “자신이 옳다면 환자 동의 없이 할 수 있다는 건 의료분쟁으로 가기 이전의 환자 동의 라는 부분에 있어서 기본적인 룰이 흔들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네티즌은 “방송을 보니 故 신해철 씨 사건은 누가봐도 명맥한 의료사고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의료실태는 환자들에게 절대 불리하다”며 “의사들은 자기방어 때문에 의료사고에 대해서만큼은 직업적으로 뭉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개선할 법 정비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의협이 신해철법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비난을 퍼부었다.
일명 신해철법이라고 불리는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은 신청인이 조정을 신청하면 피신청인의 동의 여부에 상관없이 조정절차를 개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방송에서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은 “강제 조정 개시를 하면 의료인들도 소신 진료에 방해를 받게 되고 방어 진료 쪽으로 가게될 가능성이 높아져 의료비의 상승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의료사고가 나면 진료기록도 이해하지 못하는 환자가 의사의 과실여부를 확인해 법원에 갔다줘야 한다는 게 말이 되냐”며 “ᆢ신해철법을 반대하는 의협은 너무 철면피다”라고 질타했다.
◆의협, K원장 윤리위 회부·병원 현지조사 의뢰
의협은 故 신해철 씨 사건과 관련해 ‘故 신해철씨 사망 관련 의료감정조사위원회(위원장 강신몽 가톨릭의대 법의학과)’ 제1차 회의를 지난 29일 개최했다.
의협 의료감정조사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故 신해철 씨 사망과 관련하여 의학적인 부분에 대한 감정심의가 의뢰되면, 신속한 사실규명을 위해 의학적 관점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감정을 수행하기로 분명한 입장을 표명했다.
의협은 “위원회는 해당 분야에서 충분한 임상경험과 전문성을 인정받는 전문가들로 구성하였다”며, “법의학, 외과, 흉부외과, 영상의학, 마취통증의학분야 및 법률전문가 등을 포함하여 7인의 위원으로 구성됐고, 추후 필요하다면 관련분야의 전문가를 보강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의협은 신해철법과 관련된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K원장과 S병원에 대한 제재를 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의협 관계자는 “故 신해철 씨 사망 사건은 단순한 의료사고 논란을 넘어서 의료 윤리적인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내포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윤리적 문제에 대해 K원장을 의협 상임이사회 의결을 거쳐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와 같이 보험적용을 받고자 환자의 동의 없이 맹장 또는 담낭을 절개했는지 확인을 위해 복지부에 해당 병원에 대한 현지조사를 의뢰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