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한약사가 한의사의 처방전 없이 일반의약품 한약제제를 판매한 뒤 수령한 요양급여비에 대한 환수 처분은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완제품 상태로 포장된 한약제제를 판매한 행위는 약사법상 조제로 볼 수 없으며, 처방전이 없는 일반의약품은 비급여 대상이라는 판단이다.
서울행정법원은 한약국을 개설해 운영하는 한약사 A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비용 환수 고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일반의약품 한약제제인 한신연교패독산연조엑스와 한신형개연교탕을 한의사의 처방전 없이 판매한 뒤, 약가와 행위료를 포함한 요양급여비용 5만 10원을 건보공단에 청구해 받았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이 비용을 요양급여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이에 공단은 환수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전산상계가 이뤄지지 않자 공단은 세액을 공제한 4만 8360원을 현금으로 납부하도록 통보했다.
하지만 A씨는 한의학 분야에 의약분업을 실시하지 않아 약사법상 한의사 처방 없이도 한약제제를 조제할 수 있고, 해당 약제가 고시상 급여 대상 품목에 해당하기 때문에 급여비용 수령은 적법하다고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법률상 조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 이유로 “원고가 판매한 한약제제는 제조업자가 일정한 분량을 포에 담아 포장한 완제품으로, 두 가지 이상의 의약품을 배합하거나 일정한 분량으로 나누는 행위 없이 포장된 상태 그대로 판매한 행위는 일반의약품 단순 판매에 불과해 요양급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설령 조제 행위에 해당하더라도 한의사의 처방이 없는 일반의약품은 비급여 대상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상 약사법 제23조에 따른 조제에 의하지 않고 지급하는 일반의약품을 비급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
특히 재판부는 “요양급여는 의학적 타당성과 필요성을 전제로 하는 만큼, 의사나 한의사의 진단 및 처방을 거쳐야 급여 적용이 가능하다”며 “처방 없이 일반의약품을 취급할 때 약사는 비급여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한약사에게만 급여를 인정하는 것은 직역 간 형평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행위 목록표상 약국 행위료는 의사ㆍ치과의사의 처방전에 따른 조제 등에만 산정할 수 있고, 한약제제 급여목록 고시 역시 약가 산정 기관을 한의원과 한방병원 등 한방요양기관으로 한정해 약국은 제외된다”면서 “한의사의 처방전 없이 한약제제를 판매하고 급여비용을 수령한 행위는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