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지원 확대 이후 주요 비급여 가격 최대 52.8% 급등
정부의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확대 이후 의료기관의 주요 난임 비급여 항목 가격이 최대 50% 이상 급등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적 재정 투입이 환자의 실질적인 경제적 부담 완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의료기관의 비급여 가격 인상분으로 흡수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송파구병)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불임ㆍ난임 건강보험 진료현황’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해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불임 환자 수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1.1% 감소세를 보였으나, 2024년에는 전년 대비 20.4% 급증했다.
난임시술 환자 역시 2021~2023년 연평균 2.1% 줄어들다가 2024년 들어 19.0%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러한 환자 수 증가는 정부 정책 변화와 맞물려 있다. 2024년 1월부터 광역 시ㆍ도 단위에서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의 소득기준(기준 중위소득 180% 이하)을 폐지하면서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전액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어 같은 해 2월에는 체외수정 지원 횟수까지 확대되면서 난임 관련 의료이용이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지원 확대 시점과 맞물려 의료기관이 신고한 난임 비급여 항목 가격의 상승폭이 이전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커졌다는 갓이 남 의원의 지저이다.
남인순 의원이 심평원의 ‘난임 관련 비급여 항목별 가격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21~2023년 주요 난임 비급여의 의료기관 신고 평균가격은 연평균 1~4%대의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원이 대폭 늘어난 2024년에는 정자채취 및 처리가 52.8% 치솟았으며, 배아이식 28.2%, 일반 체외수정 14.2%, 난자채취 및 처리 12.9%, 세포질내 정자주입술 7.4% 순으로 주요 항목의 가격 상승폭이 가파르게 확대됐다.
지원금 확대가 비급여 가격 인상을 자극하는 풍선효과로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남인순 의원은 “난임 지원 확대는 꼭 필요한 정책이지만, 지원금만 늘리고 비급여 가격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재정지원이 환자의 실질적인 부담 완화로 이어지지 않고 가격 상승에 흡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재정지원의 실질 효과가 비급여 가격 상승으로 잠식되면 국민이 체감하는 혜택은 제자리걸음에 머물 수 있다”며 “특히 공적 재정으로 의료비를 직접 지원하는 사업은 지원 확대와 함께 비급여 가격 변동을 상시 점검하고 적정한 관리장치를 마련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난소암 환자 5년 새 23% 급증, 60ㆍ70대 고령층 증가세 두드러져
난소암 환자가 최근 5년 사이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대와 70대를 중심으로 한 고령층 환자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사망 부담도 커지고 있지만, 현행 국가암검진 체계에는 난소암이 빠져 있어 고위험군 중심의 정밀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광주시갑)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난소암 환자는 2021년 2만 2487명에서 2025년 2만 7657명으로 5년 사이 23%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고령층의 증가폭이 가장 컸다. 70대 난소암 환자는 같은 기간 2402명에서 3363명으로 40% 늘어났으며, 60대 환자 역시 5461명에서 7315명으로 33.9% 증가했다.
환자 수 증가와 함께 사망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난소암 사망자는 2020년 1369명에서 2024년 1465명으로 96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인구 10만 명당 난소암 조사망률 역시 5.3명에서 5.7명으로 상승했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난소암 조사망률은 가파르게 치솟았다. 2024년 기준 연령대별 조사망률을 살펴보면 60~64세 9.3명, 65~69세 10.1명, 70~74세 13.0명, 75~79세 15.8명, 80~84세 21.0명, 85세 이상 19.4명으로 집계돼 고령층의 사망 위험이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현재 암관리법에 따른 국가암검진 대상은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 등 6개 암종에 한정돼 있어 난소암은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난소암을 국가암검진에 일괄 편입하는 방식만으로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무증상 일반 여성을 대상으로 난소암 사망률을 낮추는 의학적 선별검사 방법이 명확히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 역시 일반 위험군 여성을 대상으로 한 정기 선별검사를 권고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무차별적인 일괄 검진 도입보다는 유전적 소인이나 가족력 등을 보유한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굴하고 예방과 사후관리를 집중하는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 소 의원의 지적이다.
소병훈 의원은 “난소암은 환자가 늘고 있지만 일반 여성을 대상으로 한 효과적인 선별검사가 확립돼 있지 않아 단순히 국가암검진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기는 어렵다”며 “그렇다면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고위험군을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유전상담과 검사부터 예방적 관리와 장기 추적관리까지 끊김 없이 연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고령층의 난소암 환자와 사망 부담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현재의 개별적인 검사ㆍ치료 지원을 넘어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개원가 의원 605곳 진료비 80% 이상 비급여, 상위 20%가 비급여 진료비 80% 독식
의원급 의료기관 가운데 600곳 이상이 전체 진료비의 80% 이상을 비급여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다.
특히 의원급 비급여 진료비의 80% 이상이 상위 20% 의료기관에 집중되는 등 개원가 내부의 비급여 쏠림과 양극화가 뚜렷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윤 의원(더불어민주당, 이천시 지역위원장)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25년 3월 비급여 보고자료를 분석해 공개했다.
이번 분석은 제증명수수료 등 진료행위와 직접 관련성이 낮은 항목과 치과ㆍ한의과ㆍ한방 진료를 제외하고, 의원ㆍ병원ㆍ종합병원ㆍ상급종합병원ㆍ요양병원ㆍ정신병원 등 3만 1596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분석 결과 대상 의료기관의 2025년 3월 비급여 진료비는 총 1조 445억 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급여진료비는 6조 9300억 원을 기록해, 급여와 비급여를 합산한 전체 진료비 중 비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13.1%였다.
종별 전체 진료비 대비 비급여 비중을 보면 병원이 25.0%로 가장 높았고, 의원이 18.6%로 뒤를 이었다. 반면 비급여 진료비의 절대 규모는 의원급이 4903억 원으로 가장 컸다.
이는 전체 비급여 진료비(1조 445억 원)의 46.9%에 해당하는 규모로, 한 달간 발생한 비급여 진료비의 절반 가까이가 의원급에 집중됐다.
기관별 비급여 비중 편차도 극심했다. 전체 진료비 중 비급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의료기관은 총 1825곳이었으며, 이 중 622곳은 전체 진료비의 80% 이상을 비급여로 채웠다.
특히 의원급의 편차가 심각했다. 의원급 중 비급여 진료비율이 50% 이상인 곳은 1598곳에 달했고, 605곳은 전체 진료비의 80% 이상이 비급여였다. 반면 상급종합병원 47곳은 모두 비급여 진료비율이 10% 미만을 기록했다.
의원급 내부에서도 비급여 진료비는 극소수 기관에 집중됐다. 비급여 진료비 상위 순으로 2만 8770개 의원을 분석한 결과, 상위 1%(288곳)에서 발생한 비급여 진료비만 1265억 원으로 전체 의원급 비급여의 25.8%를 차지했다.
상위 5% 의원은 50.0%, 상위 10%는 65.2%를 차지했으며, 상위 20% 의원이 전체 의원급 비급여 진료비의 80.5%를 흡수했다.
반면 하위 30%에 해당하는 8631개 의원의 비급여 진료비는 총 63억 원으로 전체의 1.3%에 불과해 극명한 격차를 보였다.
의원급 비급여 진료비 상위 20곳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검진센터 성격의 기관과 성형외과, 안과 등이 상위권을 독식했다.
비급여 진료비 1위를 기록한 경기도 소재 A기관은 한 달 비급여 진료비만 43억 원에 달했으며, 비급여 비율은 92.2%였다.
대표 진료과목이 ‘기타(센터)’로 분류된 상위권 기관들의 월 비급여 진료비는 26~43억 원에 달했고, 비급여 비율도 대부분 90% 안팎을 유지했다.
성형외과의 비급여 집중도 두드러졌다. 서울 소재 H성형외과는 2025년 3월 한 달 동안 비급여 진료비만 23억 4000만 원을 보고했다.
이 기간 급여진료비는 0원으로 비급여 진료비율은 100%였다. 해당 보고자료가 일부 비급여 항목을 중심으로 집계된 점을 고려하면 실제 비급여 진료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이며, 해당 의원의 연간 비급여 매출은 최소 280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진료과목별 평균 비급여 진료비율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격차가 확인됐다. 성형외과가 51.8%로 가장 높은 의존도를 나타냈으며, 흉부외과 33.0%, 재활의학과 31.2%, 기타(센터) 26.9%, 영상의학과 24.9%, 정형외과 23.4%, 신경외과 22.5%, 마취통증의학과 21.7%, 피부과 20.2% 순이었다.
반면 소아청소년과(11.3%)와 산부인과(9.4%)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급여 비중을 보였다.
김윤 의원은 “이번 분석은 개별 의료기관의 전체 진료비 가운데 비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을 산출해 기관별 비급여 의존도와 진료과목별 편차를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다만 비급여 보고자료에 모든 비급여 의료행위가 포함되는 것은 아닌 만큼 실제 비급여 규모와 비중을 해석하는 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하짐나 “그럼에도 일부 의원이 전체 진료비의 대부분을 비급여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개원가 내부에 비급여 중심의 진료구조가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의학적 필요성과 적정성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비급여 진료가 확대될 경우 불필요한 의료이용과 의료남용을 부추길 수 있고, 동시에 의료인력과 자원이 수익성이 높은 진료영역으로 쏠리면서 필수의료의 인력 부족과 공급 불균형을 심화시킬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개원가의 정상적인 진료활동까지 획일적으로 규제해서는 안 되지만, 비급여 의존도가 과도한 기관과 진료영역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비급여 진료의 의학적 필요성과 적정성을 평가ㆍ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동차보험 한방 첩약ㆍ약침 경상환자 심사 불일치 해소, 모든 염좌ㆍ긴장으로 확대
그동안 자동차보험 한방 첩약과 약침 심사 과정에서 경추ㆍ요추 염좌 등 일부 상병만 경상환자로 분류해 심사하던 관행을 제도적으로 개선한다.
이에 따라 법령상 기준과 심사 기준 사이의 괴리로 발생하던 과잉진료 사각지대가 해소될 전망이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0월 1일 진료분부터 자동차보험 한방 첩약ㆍ약침 심사에서 경상상병 범주를 확대 적용한다.
기존에는 주상병 기준으로 뇌진탕, 경추염좌, 요추염좌만 적용했으나, 앞으로는 의식소실이 없는 뇌진탕, 모든 염좌 및 긴장, 표재성 손상까지 경상상병으로 분류한다.
국토교통부는 2023년 1월 ‘자동차보험진료수가에 관한 기준’을 개정하면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령상 상해등급 12~14급을 경상환자로 분류했다.
관절ㆍ근육의 긴장이나 염좌, 단순 타박상 등 상병명 기준 약 120여 개 상병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심평원은 그동안 경추염좌와 요추염좌 중심으로만 경상환자 분류를 적용해 왔다는 것이 이 원의 설명이다.
이주영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심평원이 법령상 경상환자 기준과 다른 자체 기준을 적용하면서 일부 경상환자의 과잉진료를 제대로 거르지 못하고 있으며, 특정 한방병원에 대한 특혜 심사 의혹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례로 이 의원은 경미한 추돌사고로 팔꿈치 및 무릎 염좌 진단을 받은 A씨는 30주에 걸쳐 한방치료를 받은 사례를 제시했다.
자동차보험진료수가 기준에 따르면 경상환자의 약침술은 치료 기간에 따라 횟수 제한을 받는다.
1주차까지는 매일, 2~3주차는 주 3회, 4~10주차는 주 2회, 10주 초과 시에는 주 1회 이내로 제한한다.
A씨는 5주차까지 기준을 초과해 약침 치료를 받았지만 심평원 심사에서 삭감되지 않았다. 팔꿈치 및 무릎 염좌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경상환자에 해당함에도 심평원 자체 경상환자 기준에는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6주차부터 경추 염좌 진단으로 청구한 치료비는 삭감됐다. 경추 염좌는 심평원 자체 기준상 경상환자로 분류돼 있었기 때문이다.
동일한 경상환자라도 진단명에 따라 심사 결과가 달라진다는 지적이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심사 대상 규모도 확대될 예정이다. 심평원이 제출한 2025년 한방 첩약ㆍ약침술 청구 현황에 따르면, 기존 경상상병 기준 적용 시 청구건수는 801만 3000건, 청구금액은 3138억 원이었다.
변경 기준을 적용하면 청구건수는 892만 3000건, 청구금액은 3476억 원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전체 첩약ㆍ약침술 청구금액 중 경상상병 범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기존 81.6%에서 변경 후 90.4%로 8.8%포인트 증가한다.
환자 10명 중 9명을 경상환자로 분류해 엄격한 심사를 진행하게 되면서 과잉진료로 인한 사회적 비용 누수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정부가 자동차보험 경상환자의 장기 치료 관리를 강화하는 이른바 ‘8주 룰’ 도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번 기준 일치 작업이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8주 룰은 교통사고 경상환자의 치료를 원칙적으로 8주 안에서 관리하되, 필요성을 인정받는 경우에 한해 추가 치료를 허용하는 제도다.
그러나 심사기관이 법령상 경상환자 기준보다 좁은 범위를 적용할 경우 정책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는 것이 이 원의 설명이다.
이주영 의원은 “심평원은 법률의 위임에 따라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를 수행하는 기관인 만큼 법령상 경상환자 기준에 부합하는 심사체계를 갖췄어야 했다”며 “그동안 경추ㆍ요추 염좌 등 일부 상병만 경상환자로 적용하고 심사하면서 법령상 기준과 심사 현장 사이의 괴리를 자초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제도 개선은 지난해 국정감사 이후로도 의원실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 끝에 국토교통부와 심평원이 경상환자 심사 간 사각지대를 바로잡은 대표적인 사례”라며 “모든 부위의 염좌 및 긴장, 표재성 손상 등이 경상환자 심사 대상에 포함되면 과잉진료와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 누수를 줄이는 데 상당한 기여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