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대한약사회(회장 권영희)가 비대면진료 조제약 인도 중개 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지오영 계열 약국 결제ㆍIT 서비스 업체 크레소티와 협의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특정 업체의 독점 운영을 위한 사업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크레소티가 기존 약국 결제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췄고 약사회의 운영 원칙에도 동의해 협력하기로 했을 뿐, 다른 업체의 참여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것.
관련 사업 추진 사실이 언론에 먼저 보도되면서 업체 선정과 약 배송 확대 가능성 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약사회는 29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협력 경위와 시스템 운영 계획을 설명했다.
권영희 회장은 "대한약사회가 비대면진료 제도화 과정에서 일관되게 견지해 온 원칙은 분명하다"며 "대면진료가 원칙이고, 의약품은 약국에서 직접 수령하는 대면 투약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어 "약국 외 인도가 허용된 대상자에 대해서는 안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의약품 변질ㆍ오배송ㆍ분실과 복약지도 미흡 등의 위험을 방지하고, 배송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주체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광민 부회장은 지난해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제한적으로 허용된 의약품 재택 수령에 대비해 시스템 구축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약국 외 인도 대상은 섬ㆍ벽지 거주자, 장기요양수급자, 등록 장애인, 1ㆍ2급 감염병 환자, 희귀ㆍ난치성 질환자 등 환자군이다.
이 부회장은 "재택 수령이 허용된 5개 환자군에 대해 의약품이 정확하게 인도되고 복약지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준비한 것일 뿐, 약 배송 전면 확대를 생각하고 준비한 것은 아니다"라며 "비대면진료부터 약국 선택ㆍ조제, 환자에게 의약품을 인도하는 과정까지 민간 비대면진료 중개매체가 수직계열화할 경우 약국이 종속되는 환경이 더욱 고착될 수 있어 이를 막고자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같은 운영 원칙을 토대로 크레소티와 몇 차례 회의를 진행했으며, 크레소티가 약사회의 정책 방향에 동의하면서 협의를 이어 왔다는 전언이다.
이 부회장은 "크레소티는 지오영의 자회사로 의약품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가 있고, 모두 전국 약국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약사회의 정책과 방향에 따라 성실하게 운영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해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크레소티가 전국 1만 5000여 개 약국과 카드 단말기 VAN 사업을 하고 있어 결제 수수료와 대금 지급 기일에서 경쟁력을 갖춘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다른 업체와의 협의 여부에 대해서는 일부 업체가 참여 의사를 밝혀 실제로 접촉했지만, 약사회가 구상한 시스템 운영 방향과 차이가 있어 협력을 진행하지 못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문의가 오는 업체를 일부러 배제하거나 원천 차단한 바는 없고, 크레소티하고만 독점적으로 이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한 바도 없다”며 “추가로 참여하고 싶은 업체가 있다면 제안서를 받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12월 24일 시행되는 비대면진료 대상 환자 중 재택 수령자가 요구한 경우에만 이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며 "이미 그렇지 않은 서비스를 하고 있는 업체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업체들을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권 회장도 "다른 업체가 시스템을 제안하면 약사회가 가는 방향과 맞는지, 받아들일 수 있는지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며 "아직 크레소티와 계약을 체결한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협력에 따라 크레소티가 '팜투홈'이라는 명칭으로 준비 중인 의약품 인도 중개 시스템을 통해 약사회는 예산을 사용하지 않고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구축 비용은 크레소티가 부담할 예정이다.
향후 시스템 운영 과정에서는 중개 수수료가 발생할 예정이지만, 약국이 부담할 비용과 구체적인 요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다른 업체보다 경쟁력 있는 중개 수수료와 시스템 편의성, 믿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장치 등이 반영돼야 한다"며 "수수료를 책정하거나 변경할 때는 항상 약사회와의 협의를 통해 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크레소티의 기존 결제사업을 활용하면 PG 수준의 수수료로 결제대금을 2~3일 안에 지급할 수 있다는 점도 협력 과정에서 고려했다"고 밝혔다.
수익성이 제한적인 사업에 크레소티가 참여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기존 약국 관련 사업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일부 배송 전문업체는 현재 재택 수령 대상 범위에서는 배송 수수료만으로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기존 배송 인프라에 의약품을 포함해 배송시장에서 더 확고한 지위를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참여에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반면 " 크레소티는 이미 약국 시장을 기반으로 VANㆍPOSㆍ도매 관련 사업 등을 해왔다"며 "기존 약국 시장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것으로, 단순히 배송으로 이익을 남기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향후 크레소티는 약사회의 운영 원칙에 따라 약국에서 청구프로그램으로 처방전을 접수한 뒤 약사가 의약품 인도 중개업자를 선택하고 인도를 의뢰하는 방식으로 팜투홈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환자 처방정보는 약국에만 남기고 중개 시스템에는 저장하거나 활용하지 않는 제로데이터 방식을 적용한다. 공공ㆍ민간 약국 청구프로그램과 비대면진료 중개매체의 연동에는 오픈 API 방식을 활용한다.
이 부회장은 "처음 제안서를 가져왔을 때는 팜투홈 환자용 애플리케이션에 복약지도를 넣겠다고 했는데, 복약지도를 위해서는 처방정보가 들어가야 한다"며 "그래서 해당 기능은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운영 과정에서 크레소티는 시스템 개발ㆍ운영과 결제ㆍ정산 등의 실무를 담당하고, 실제 의약품 운송은 별도의 인도대행업체가 맡는다.
약사회는 표준지침과 표준약관을 마련하고 인도대행업자의 배상책임보험 가입 여부와 안전한 의약품 전달 요건 등을 사전에 확인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회원들이 이러한 요건을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시스템에서 사전에 확인해 안심하고 업체와 연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운영 방향과 운영ㆍ시스템 요건에 대한 권한은 약사회가 갖고 회원들을 대신해 관리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약사회는 크레소티와 MOU 체결 시기를 논의하고 있으며, 시스템 운영 원칙과 소유권, 약사회 관리 권한 등을 향후 협약과 계약서에 반영할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약사회의 운영ㆍ관리 권한을 MOU와 계약서에 반영하고, 계약서 초안이 나오면 사무총장과 지부장, 비상대책위원회 등의 교차 검증과 동의를 거쳐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권 회장도 계약 체결에 앞서 변호사의 법률 검토를 받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