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대한의사협회 제43차 종합학술대회 특별감사위원회(특감위) 설치 안건이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이후, 의협 내부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임총 직후 대의원회 의장단의 감사단 공개 비판으로 촉발된 설전이 대의원 단체대화방을 넘어 SNS상의 난타전으로 번진 데다, 수시감사보고서 조기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더해졌다.
◆박형욱 부의장 “정치적 선동” vs 김경태 감사 “감사 독립성 무력화” 단톡방 설전
이번 논란은 지난달 31일 임시대의원총회가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산회한 직후 진행한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백브리핑에서 시작했다.
당시 의협 대의원회 박형욱 부의장은 “지난 10년간 9건의 수시감사와 1건의 특별감사 보고서는 모두 정기대의원총회에 제출했다”며 “감사가 협회 정관과 규정을 이해하지 못한 채 의장과 운영위를 마치 감사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기관으로 간주하는 것에 매우 놀랐다”고 비판했다.
특히 감사보고서 언론 유출과 비공개 운영위 회의 녹취록을 활용한 유튜브ㆍSNS 게시 등을 겨냥해 “의협 직원이었다면 무거운 징계 사유가 됐을 것”이라며 “의협을 위한 합리적 판단보다는 정치적 목적에 따른 정치적 선동이었다”고 일갈했다.
이에 당일 대의원 단체대화방에서는 즉각 반발이 터져 나왔다.
일부 대의원들은 “정족수 미달로 끝난 임총은 대의원회에 책임이 있는데, 감사단을 지적하는 모양새는 적반하장”이라며 “과거 감사보고서 처리 관행만을 고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박 부의장은 단체대화방에서도 “운영위는 정관과 규정을 준수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김경태 감사가 SNS에 수차례 운영위를 모욕하는 게시물을 올렸고, 김 감사가 운영하는 ‘닥터썰전’은 비공개회의인 운영위 녹취록을 장단취사해 비난하며 비아냥거렸다”며 “이게 정치적 선동이 아니면 합리적 소통 방법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경태 감사는 직접 반박에 나서며 사실관계 확인과 함께 감사의 독립성 훼손을 강하게 성토했다.
김 감사는 거론된 일부 게시물은 자신이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뒤, “공들여 작성한 감사보고서는 기밀을 이유로 비공개인데, 비공식 보고서를 집행부가 확보해 수정을 요구한다면 감사의 독립성은 어떻게 지켜지느냐”며 “그렇다면 감사는 왜 필요한가. 도장만 찍어주면 되는 것이냐”고 토로했다.
이어 “운영위에서 감사보고서는 비공개로 묶어두면서 감사단에 보낸 공문은 동의도 구하지 않고 서슴없이 대의원회 단체대화방에 공개했는데 어처구니가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견제를 무력화하는 운영 방식부터 싹 갈아엎지 않는다면 의협은 지금의 이 꼴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SNS로 번진 갈등, “형사고발하라” vs “웃고 넘기겠다”
단톡방에서 시작된 설전은 양측 핵심 인사들의 SNS를 통해 장외 여론전으로 격화했다.
김경태 감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의장단의 비판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구체적으로 “문제를 지적하면 정치나 명예훼손 프레임으로 몬다”며 “정관을 더 공부해 원칙을 지키며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겠다”고 응수했다.
이어 “임총 당시 120명의 대의원이 보여준 높은 집중도와 관심은 회무에 대한 책임감을 방증한다”며 감사 활동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에 박형욱 부의장도 SNS를 통해 “현 집행부의 배임이나 횡령을 확신한다면 뒤에서 여론몰이할 게 아니라 정식으로 형사고발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며 “문제를 풀 확실한 법적 절차를 두고 SNS를 통해 분란만 키우는 것은 협회를 위하는 게 아니라 파괴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차기 의협회장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인사들 역시 횡령이나 배임에 자신이 있다면 당당히 고발에 나서라”고 쏘아붙였다.
◆주수호 대표 “선거 이후 보고서 제출? 바람막이 의혹, 회원 알 권리 보장하라”
대의원회 내부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래의료포럼 주수호 대표(전 의협회장)도 논쟁에 가세하며 감사보고서 공개를 촉구했다.
주 대표는 1일 자신의 SNS를 통해 “현 집행부의 회무 능력과 도덕성을 판단할 근거가 되는 감사보고서를 통상적이라는 이유로 선거 이후로 넘긴 것은 집행부의 바람막이를 했다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감사단이 감사를 악용한 것인지, 집행부가 회원들의 회비를 함부로 사용한 것인지 회원들이 직접 판단해야 한다”며 “올바른 회장 선거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수시감사보고서를 가급적 빨리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감위 설치 안건이 처리되지 못한 채 종료된 임총 이후, 감사보고서 조기 공개 시점과 감사단의 독립성 보장, 그리고 운영위원회의 정관 해석 권한을 둘러싼 이견이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현 집행부의 회무 적정성과 검증 투명성을 둘러싼 공방이 거세지면서, 의협 내부의 책임론 다툼은 당분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