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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6-11-06 19:14 (금)
반복되는 ‘미니의대’, 순천대ㆍ경국대 신설에 의료계 “비효율의 극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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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미니의대’, 순천대ㆍ경국대 신설에 의료계 “비효율의 극치”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6.11.06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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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순천대 60명ㆍ경국대 40명 의대 신설 확정...기초의학ㆍ부속병원 전무한 ‘제로 베이스’ 출발

[의약뉴스] 정부가 전남 국립순천대학교(60명)와 경북 국립경국대학교(40명)에 각각 의과대학 신설을 확정하며 2030년 개교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지역의료 공백 해소와 국가 균형발전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의료계 내에선 “과거 ‘미니의대’의 실패 역사를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기초ㆍ임상 인프라 전무한 ‘제로 베이스’, 2033년 실습 전 병원 완공 미지수

정부는 최근 전남 순천대와 경북 경국대의 의대 신설안을 승인했다. 

2025년 안동대와 경북도립대 통합으로 출범한 국립경국대는 안동ㆍ예천 경북도청신도시 부지에 총사업비 약 6300억 원을 들여 500병상 규모의 부속병원을 신축하고 정원 40명 규모로 출발한다는 계획이다. 전남 순천대 역시 순천시 조례동 부지에 500병상 신축(공기 60개월)을 내세워 정원 60명을 배정받았다.

그러나 두 대학 모두 자체 부속병원과 기초의학 교실이 전무한 백지상태에서 출발한다. 

당장 학생이 본과에 진입해 본격적인 임상실습을 시작해야 하는 2033년 이전까지 500병상 이상의 대학병원을 완공하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인증을 마쳐야 하는 촉박한 일정이다. 

통상 국립대병원 건립에 최소 7년(84개월)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순천대가 제시한 ‘60개월 내 완공’ 계획은 낙관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더욱이 순천대의 경우 목포대와의 통합 무산 후 추천처분 취소소송 등 법적 분쟁과 부지확보 적법성 논란을 진행하고 있어 행정적 부담도 있다.

경국대 또한 신도시 인구 2만 명, 안동시 인구 15만 명 수준의 취약한 배후 수요 속에서 500병상 대형병원이 자생적인 경영 수지를 맞출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선이 있다. 향후 6년 안에 대구 및 수도권 전문의를 비롯한 임상교수 100여 명을 지방으로 유치해야 하는 인력 장벽 역시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의협 “객관적 평가 없는 정원 나눠먹기, 의대 신설이 지역의료 개선 근거 없어”

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는 성명을 내고 정부의 이번 결정을 강하게 규탄했다. 

의대 신설이 지역별 요구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객관적인 근거와 국가 보건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바탕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정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4개 분야 13개 지표로 후보지역을 정량평가했다고 밝혔으나, 정작 세부 평가지표별 배점과 가중치, 대학별 평가점수 및 최종 평가 결과 등 공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핵심 자료를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정 과정과 결과에 대한 투명성을 반드시 담보해야 한다”며 “정부는 대학별 평가점수와 세부 평가기준을 즉각 공개해 객관성을 입증해야 하며, 지역별 요구를 적당히 배분하는 ‘나눠먹기식 설립’으로 비춰져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의대 신설이 실제 지역의료 수준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객관적 근거가 없다는 점도 짚었다. 의사의 지역 정착은 의학교육뿐 아니라 졸업 후 전공의 수련 기회, 전문의 일자리, 안정적인 진료환경과 적정 보상, 정주 여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 “지역 필수의료의 핵심 과제인 전문의 부족을 해결하려면 의대 신설보다 지역 내 기존 의대와 수련병원에 대한 지원을 우선해야 한다”며 “지자체의 건의나 유치 경쟁에 편승해 국가 백년대계인 국립의대 신설을 추진하는 것은 특정 지역의 숙원사업 도구로 전락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재훈 교수 “미니의대는 비효율의 극치, 전임교원 110명 고정비 어쩌나”

▲ 정재훈 교수의 페이스북.
▲ 정재훈 교수의 페이스북.

이 같은 정부 발표에 대해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미니의대는 비효율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의과대학은 학생 등록금만으로는 운영이 불가능할 정도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고비용 조직”이라며 “학생 수가 적다고 해서 가르쳐야 할 의학의 범위가 줄어들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학년이 40명이든 100명이든 해부학ㆍ생리학 등 기초의학과 20개 이상의 전문 임상 분과 실습을 온전히 제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의학교육 평가인증 기준상 필수 요건을 근거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기초의학 전임교원 25명 이상, 주교육병원 임상의학 전임교원 85명 이상 등 최소 110명의 전임교원이 필요하다”며 “임상교수가 진료 수익을 창출하더라도 교육에 소요되는 시간과 시설 유지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고, 결국 막대한 중앙정부 예산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초의학을 이어갈 후속세대는 이미 수도권에서도 고갈되고 있고, 기존 의대조차 교원 확보에 허덕이고 있다”면서 “인력 확보와 고정비용의 한계를 감안할 때 의대는 최소 100명 이상의 정원을 기본 단위로 검토했어야 하며, 정책 결정권자들이 균형발전이라는 정치적 명분을 앞세워 교육의 질과 지속가능성을 외면한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짚었다.

 

◆김대중 교수 “서남대ㆍ관동대 사태 겪고도, 80ㆍ90년대 오류 되풀이”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대중 교수 역시 이번 신설 결정을 두고 과거 정부들의 ‘미니의대 증설 역사’를 환기하며 우려를 표했다.

김 교수는 “의료취약지 해소를 명분으로 40~50명 규모의 소규모 의대를 대거 인가했던 전두환 정부(1980년대)와 김영삼 정부(1995~1998년)의 실패가 재연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80년대 원광ㆍ한림ㆍ경상ㆍ인하ㆍ건국ㆍ동국ㆍ아주ㆍ단국ㆍ울산의대 등이 정원 40~50명 안팎으로 설립했다”며 “90년대 문민정부 시절 서남ㆍ관동ㆍ건양ㆍ강원ㆍ성균관ㆍ을지ㆍ차의과대ㆍ가천ㆍ제주의대 등 9곳을 3~4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당시 신설된 미니의대 중 일부는 자체 교육병원조차 없이 무리하게 출발했다”며 “그 결과 우리는 서남대 의대 폐교(2018년), 관동대 의대의 가톨릭관동대 이관, 가천대ㆍ을지대의 병원 재편 등, 지난 20년간 극심한 진통과 부작용을 목격했다. 이 모든 역사가 ‘미니의대 비효율’을 증명하는 실증 사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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